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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탁 / tkdgk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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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8 00: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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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데스다 병자들..
요 5 : 3 그 안에 많은 병자, 소경, 절뚝발이, 혈기 마른 자들이 누워...

"이것봐 앉은뱅이친구! 물이 움직이고 있어?" 소경이 묻는다.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어." 앉은뱅이가 대답했다.

"설마 내가 보지 못한다고 거짓말 하는 것은 아니겠지?"

"허허. 그 사람 참! 자네와 내가 어디 일이년 맺은 친구인가! 새삼스레 왜 그래?"

"하기야 자네는 내가 없으면 저 못에 갈 수 없고..."

앉은뱅이가 뒷말을 이어갔다. "자네도 내가 없으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니 우린 서로에게 정말 필요한 존재지"

"하지만..." 소경은 말을 이어가려고 하다가 급히 입을 막는다. 왜냐하면 그 물속에는 가장 먼저 들어간 사람만 고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경과 앉은뱅이는 누가 먼저 그 못에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서로 대화를 주고받지 않았다. 소경은 일단 못까지만 가면 자신이 유리하기 때문에 그 말은 안하기로 했다. 하지만 요즘들어 앉은뱅이가 자꾸 어디론가 갔다오는 것이 영 신경에 거슬린다.

'혹시 저 놈이 나 몰래 그 못까지 기어가는 것이 아닐까?'

이 곳 베데스다라고 불리는 이 못에는 수많은 병자들이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부터 이상한 소문이 수많은 병자들을 이곳에 모이게 만들었다. 그 소문이란 이런 것이다. 어느 병자가 우연히 그 못에 갔다가 하늘에서 천사가 그 못에 내려온 것을 본 것이다. 그 병자는 천사에게 자신의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했다. 천사는 그 병자에게 병을 고치는 것은 자신의 권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다만 언젠가 이 못이 출렁거리면 그 때 누구든지 그 못에 들어오는 자는 병 고침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일반인들에게 이런 소문은 누가 지어낸 시시한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병자들에게는 짚푸라기와 같은 희망의 메시지와 같았다.

"영감님 몸 좀 어떠세요?" 소경이 묻는다.

"뭐 늘 똑같지... 이젠 아무래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이 영감은 38년이나 누워서 지내고 있다.

"영감님! 그래도 힘을 내세요. 이제와서 포기하시면 안돼잖아요."

물론 소경은 이 영감이 정말로 그 못에 먼저 들어가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저 영감님도 불쌍하지만 이곳에 불쌍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는가!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한가지 희망을 가지고 이곳에 모였다. 베데스다! 이곳은 희망의 장소인가? 어쩌면 이곳은 희망의 장소가 아닌 허황된 꿈을 갖게하고, 서로 경쟁하고,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곳일지도 모른다. 앉은뱅이는 수십년간 나의 절친한 친구였지만 저 못이 생기면서부터 우리는 보이지 않게 경쟁을 하고 있지않은가! 이곳은 연약한 우리를 더욱 연약하게 만드는 그런 곳일지도...'

소경은 씁쓸했다. 점점 변해가는 자신을 보면서... 그리고 이곳에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말이다.

"네가 낫고자 하는냐!"

느닷없이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영감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주님, 저도 낫고 싶지만 못이 움직일 때에 저를 그곳에 데려다줄 사람이 없습니다. 저는 너무 오랫동안 누워있어서 이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소경은 생각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가라니... 방금 영감이 일어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게야 뭐야.. 누구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왜 나에게는 눈을 뜨라고 말하시지..'

그런데 소경은 볼 수는 없었지만 뭔가 느껴졌다. 그것은.. 그것은 38년 병으로 고생한 그 영감이 일어나서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이봐 소경청년 나 좀 보라구~ 방금 내 모든 병이 고쳐진 것 같아"

영감은 걷기도 하고 펄쩍 뛰기도 하고 춤추기도 하였다.

'아니 어떻게 38년 된 병이 이렇게 한순간에 나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의사가 고친 것도 아니고 그저 어떤 청년이 일어나 걸으라고 말했을 뿐인데..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소경은 자신의 이성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것을 지금 경험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영감이 부럼움과 자신도 고침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겹치고 있었다.

소경이 영감에게 물었다. "영감님! 아까 영감님과 대화하던 그 청년이 아직도 있나요?"

"아~ 아차! 이런 내 정신 좀 보게. 그 청년에게 감사해야 하는데.. 어? 그런데 그 청년이 안보이는군.. 어디갔지?"

"얼른 좀 찾아보세요~ 나도 고침을 받고 싶단 말이예요~"

와 보라 이는 그리스도가 아니냐!
여우도 굴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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